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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찬 제품안전협회 회장, “역접속 차단기는 안전 대신 원가 우선시하는 저가경쟁의 산물, 주택용 분전만에 사용 금지해야”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5-12-10

역접속 차단기, 제조업체마다 회로구성 상이...소손 유발·일반 차단기로 교체 시 사고위험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국민 주거공간에 잠재적 위험 요소 남겨서는 안 돼
계속된 역접속 차단기 사용은 “국민 안전을 ‘건설사 원가절감’ 행위와 맞바꾸는 일” 지적
차단기 업계 ‘한 목소리’ 아닌 것도 안타까워, ‘산업논리’, ‘경제논리’ 떠나 ‘국민안전’ 가장 중요
협회, KS와 KEC·검사기준 개정 요청 등 병행, 정부·관계기관도 적극 행정으로 위험 요소 없애야


김성찬 제품안전협회 회장은 최근 역접속 차단기를 적용한 주택용 분전반 사용은 저가수주 경쟁의 산물이며, 국민의 안전을 건설업체의 원가절감 행태와 맞바꾸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사진=윤정일 기자]
김성찬 제품안전협회 회장은 최근 역접속 차단기를 적용한 주택용 분전반 사용은 저가수주 경쟁의 산물이며, 국민의 안전을 건설업체의 원가절감 행태와 맞바꾸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사진=윤정일 기자]

역접속 차단기 사용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동안 한국제품안전협회(회장 김성찬)를 중심으로 역접속 차단기 사용과 보급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된 가운데 이번에는 정부가 주택용 분전반에 대한 KS 개정을 추진하면서 역접속 차단기의 활용을 사실상 용인하는 내용을 포함해 또다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KTC는 오는 12일 공청회를 열고 업계 의견을 청취한 뒤 개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복안이다. 제품안전협회는 지난 7월에도 차단기 업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역접속 차단기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과 유지보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가능성을 짚으면서 KS 개정을 통해 제품의 생산과 유통이 금지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정부와 KTC가 협회의 의견과는 다른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성찬 한국제품안전협회 회장을 8일 서울 구로구 협회 집무실에서 직접 만나 협회가 왜 역접속 차단기 보급을 우려하는지, 관계기관들이 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역접속 차단기는 기술적으로 어떤 문제를 안고 있으며, 현재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접속 차단기 보급과 관련해 가장 큰 불안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역접속 차단기란 차단기의 전원 입력 방향이 위쪽에 있는 일반적인 구조와 달리 차단기 아래쪽에 전원부가 있는 차단기를 말한다. 주택용 분전반에 누전차단기를 상․하단으로 2열 배치할 때 상단열에 역접속 차단기를 설치하는 사례가 있다. 이 제품은 일부 업체들이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 분기모선을 2열 차단기 사이에 1열만 설치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가 2023년 12월 공고한 한국전기설비규정(KEC)을 통해 일반인이 접촉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 설치된 주택용 누전·배선용 차단기의 조작핸들 동작방향은 ON(전원)에서 OFF(부하) 쪽으로 가도록 일원화하도록 한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역접속 차단기가 안고 있는 기술적인 문제는 이런 조건들을 충족하기 위해 제조업체마다 회로 구성이 상이하며, 접점이 개로된 상태에서 PCB(기구부)에 전원이 인가되는 경우가 있어 시험 버튼 동작 시 소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역접속 차단기를 적용한 주택용 분전반에서 차단기를 교체해야 할 때 역접속이 아닌 일반 차단기를 사용하면 누전차단기 성능을 발휘하지 못해 감전사고 또는 차단기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주택용 분전반은 건축 골조에 함을 매입해 설치하는데, 역접속 차단기를 적용한 주택용 분전반의 매입함은 크기가 작아서 입주자가 전면교체를 하거나 리모델링하는 경우에 일반 제품으로 대체할 수 없게 되고, 최초 설치한 이후에는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건축물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역접속 차단기를 적용한 주택용 분전반은 저가수주 경쟁의 산물이며, 국민의 안전을 건설업체의 원가절감 행태와 맞바꾸는 어리석은 일이다.”

▲현재 KEC에서도, 시험인증 부문에서도, 전기안전공사 점검에서도 역접속 차단기 개발과 보급을 사실상 허용하고 있는데 역접속 차단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 왜 이런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 걸러지지 못했나.

“‘형식상 금지’가 없어서 ‘형식상 허용’되고 있는 것이다. 법 규정에 매몰되고 민원을 회피하고자 했던 행정처리의 결과물이라는 얘기다.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고 차단기를 거꾸로 설치해 의도하지 않은 투입이나 오조작으로 다수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바가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2019년 8월에 한국제품안전협회가 KEC 개정의견을 요청한 이후 2023년 12월 산업부의 개정 공고가 있었고, 유예기간을 거쳐 2025년 1월부터 시행이 됐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 규정으로 확립하는데 6년이란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또 전기안전공사의 사용전검사 역시 현재 시점의 법정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다. 따라서 사용전검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해당 설비가 안전을 담보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제품안전협회가 우려하는 것은 역접속 차단기를 설치한 이후의 위험성이다. 전기안전공사의 검사 점검 기준(KESC)은 정부가 전기안전전문기관에게 위임한 것이다. 전기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전기안전공사의 소신있고 선제적인 조치가 없어 아쉽다.”

김 회장은 일반 국민안전이 위협받고, 국민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접속 차단기를 사용하지 않게 주택용 분전반의  KS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윤정일 기자]
김 회장은 일반 국민안전이 위협받고, 국민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접속 차단기를 사용하지 않게 주택용 분전반의  KS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윤정일 기자]


▲현재 차단기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다른 의견을 가진 업체들도 모아 원보이스를 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업체들의 입장이 다양한 것은 사실이다. 이미 역접속 차단기 생산을 위해 투자를 시작한 업체의 입장에서는 논란이 지속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안을 ‘산업 논리’나 ‘경제 논리’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의 해결 기준은 원가도, 시장 점유율도 아닌 ‘국민 안전’이어야 한다. 안전 기준을 최우선으로 놓고, 그 다음에 업계가 그 기준에 따라 하나의 방향을 만드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원보이스’가 아니라는 이유로 논란이 있는 상태로만 치부하고 넘어간다면, KEC에서 금지하지 않았으니 규정화 될 때까지 관망하자고 넘어간다면, 1차적으로 국민의 안전 피해로 돌아올 것이고, 2차적으로 투자를 계속한 기업의 매몰비용만 커질 것이다. 국민의 안전과 회원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주택용 분전반에 역접속 차단기를 적용하지 말자는 설득을 지속하겠다.”

▲앞으로 제품안전협회 입장에서 어떤 대책들을 취할 생각인가.

“협회의 공식 입장은 명확하다. ‘일반인의 주거 공간에 설치되는 주택용 분전반에는 역접속 차단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시중에서 제조·유통되는 각종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기업의 안전관리 체계를 정착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기관으로서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국민 주거공간에 잠재적 위험 요소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배선차단기와 누전차단기는 일반인이 사용하는 주택용과 전문가가 사용하는 산업용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일반인이 거주하는 곳에 설치하는 주택용 분전반에는 주택용 차단기를 설치해야 한다. 협회는 주택용과 산업용으로 용도 구분된 것처럼 명확한 안전기준 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일반인이 사용하는 주택용 분전반에 설치되는 차단기의 전원부는 위쪽에 설치하도록 명시해 역접속 차단기 적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KS 표준 개정을 관철시키고자 한다. 역접속 차단기가 필요하다면 산업용 등 특수용도만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역접속 제품에는 제품 명칭과 경고 표시를 명확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KS 표준 개정과 더불어 KEC 개정과 전기안전공사 검사기준 개정 요청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들은 궁극적으로 안전한 제품의 제조 유통을 위해 노력해야 할 협회의 당연한 역할이자 의무다.”

▲끝으로 관계기관 등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역접속 차단기는 안전보다 원가를 우선시하는 저가경쟁의 산물이다. 한 국가의 안전에 대한 태도는 그 나라가 국민의 생명을 얼마나 존중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정확한 지표다. 안전은 비용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투자로 바라봐야 하며, 안전을 뒤로 미루는 국가는 결국 더 큰 대가를 치루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여러 사고와 재난을 통해 목격하지 않았나. 각 기관들에게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미흡한 기준을 신속하게 다듬고 미비한 점은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적극적인 행정을 당부하고 싶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2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