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안전協·BIPV안전協, 건물일체형 태양광 ‘안전세미나’ 개최
제로에너지빌딩(ZEB) 확대 비례해 건축주 시선 높아졌지만
화재 대응책 ‘무방비’...소방관 안전 사각지대 '여전'
전문가들 “사람 생명이 우선돼야 산업도 바로 선다” 입 모아
파편화된 기준·규제, “실효성 있게 재편돼야” 필요성 강조
한국제품안전협회(KPSA)와 BIPV안전협의회, 건물형 태양광산업 생태계대응 전문인력양성사업단 등 세미나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한국제품안전협회]
건물태양광 관련 산업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소방관들와 일선 지자체들이 BIPV(건물일체형태양광) 설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법·제도 확립의 시급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제로에너지빌딩(ZEB) 적용 확대에 따라 재건축 조합 등이 요구하는 기술 및 안전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부터 운영까지 BIPV 전 생애주기를 아우를 안전규정 제정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제품안전협회(KPSA)와 BIPV안전협의회, 건물형 태양광산업 생태계대응 전문인력양성사업단 등은 2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BIPV 안전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목소리를 한 데 모았다. BIPV 관련 산업계, 연구계 등 100여명의 BIPV 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안전 규정 확립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날 행사는 민간에서 협의체를 구성해 안전성 확립의 기초가 되는 제도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BIPV와 관련한 자재·시공·설계·컨설팅·사후관리·관제 등 기존 산업 관계자 외에도 화재진압을 담당하는 소방당국과 지자체 등도 참여해, 산업 전후방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인 안전규정 제정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업계에선 실제 다수의 화재 사례를 통해 미비한 안전규정으로 인한 위험성이 입증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2022년 5월에는 경북 구미 공단동 내 공장에서 지붕 태양광이 ‘화재 수평 전이’로 인해 전소하며 총 117억3000만원의 재산손실을 냈다. 당시 화재에 동원된 소방인력만 458여명이었지만, 제품 설치부터 화재 진압까지 안전 규정이 미비한 탓에 진압 효과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신동인 KPSA 부장이 미흡한 BIPV 안전규정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제공=한국제품안전협회]
이날 세미나에서 신동인 제품안전협회 정책사업본부 부장은 정부 부처와 기준별로 제각각인 안전기준의 현실을 지적했다.
신동인 부장은 “국표원의 관련 표준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 소관 법, 서울특별시 조례, 조달청 나라장터 공고 등 BIPV 관련 제품의 품질을 다루는 기준은 무수히 많지만, 관련한 안전기준, 나아가 표준은 최소화된 상황”이라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최소한 안전에 있어서는 업역 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공통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은천 LX하우시스 책임이 각 분야를 포괄하는 안전규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한국제품안전협회]
세미나를 공동 개최한 BIPV안전협의회 역시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 2022년 발족해 논의를 고도화하고 있다. 한국제품안전협회 내 30여 산학연 기관이 모인 협의회는 BIPV 안전성 확보와 동시에 건물에너지산업 활성화, 탄소중립, 민간의 자발적인 안전 체계 구축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협의회 소속의 정은천 LX하우시스 책임은 BIPV 설비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법 기준과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BIPV 모듈의 설치 확인, 사후 관리, 하자 보수 등의 관리 체계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규제할 법적 제도는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정 책임은 “BIPV 설비는 주택지원사업, 건물지원사업, 지역지원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중이다. 이들 사업에서 사용되는 모든 BIPV 설비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법적 기준의 준수가 필요하다”며 “특히, 건물 외벽이나 지붕 설치 시 화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 전후의 검증 절차와 정기적인 점검이 규정 내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용태 경남소방본부 소방관이 BIPV 화재 사례와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한국제품안전협회]
이어 오용태 경상남도소방본부 소방관은 BIPV 설비의 화재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화재 예방과 소방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용태 소방관은 “BIPV 화재는 일반적인 전기 화재보다 더 복잡하고 위험성이 크다”며 “특히 태양광 패널이 건물 외벽에 설치된 경우, 수평 대비 수직의 화재 확산효과가 20배로 커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 사례가 앞선 2022년 경북 구미 공장 화재 사고다. 공장 외벽 BIPV에서 시작된 화재는 전체 패널로 옮겨붙으며 불길이 건물 전체로 확산했다. 또, 최근 진주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또 다른 사고도 이물질로 인한 모듈 과열과 비표준 소켓의 접촉 불량에 따라 이상 고온 현상인 ‘핫스팟’이 발생했고 그 결과 모듈 화재로 이어지며 수백만원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오용태 소방관은 “이들 현장들은 화재진압 소방대가 도착했으나 정작 고압 전류로 인한 감전의 위험성 때문에 내부 진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고, 이 때문에 화재 진압에도 큰 어려움을 겪은 사례”라며 “현재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은 일반 태양광 발전설비만 분류하고 있어 BIPV에 특화한 화재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위한 BIPV 전용 화재 대응 매뉴얼이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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